Sunday, February 22, 2015

양키스 영구결번


최근 양키스는 앤디 페팃의 등번호를 영구결번시킨다고 발표했다. 재작년에 마리아노 리베라의 42번을, 작년에 조 토레의 6번을 영구결번시킨데 이어 올해는 페팃의 46번과 더불어 버니 윌리엄스의 51번, 호르헤 포사다의 20번을 영구결번시킬 예정이다. 이로써 양키스는 전구단 상대 영구결번인 재키 로빈슨을 제외하고도 20명이 넘는 선수의 등번호를 영구결번으로 지정, 카디널스 (14), 자이언츠 (13), 레즈 (13)를 제치고 메이저리그에서 단연 가장 많은 영구결번을 보유하고 있다. 과연 양키스에서는 몇 명이나 영구결번이 되었는지, 또 어떤 선수와 감독들이 영구결번의 영광을 차지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빌리 마틴
영구결번된 해: 1986
양키스에서의 성적: (선수) 7시즌 527경기 타율 .262 출루율 .313 장타율 .688
(감독) 8시즌 556승 385패 승률 .591, 1977 월드시리즈 우승

선수로서는 음주 문제를 비롯해 말썽도 많이 피우고 딱히 대단한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지만 1953년 월드시리즈에서는 24타수 12안타, 5할의 타율로 팀이 우승을 차지하는데에 큰 공헌을 했고 1956년에는 올스타에도 선정되었다. 그는 지도자로 미네소타, 디트로이트등을 거쳐 양키스에 복귀하게 되었는데, 구단주 "보스" 스타인브레너와 늘 투닥거리면서 다섯 번이나 해임과 복직을 반복하게 된 이야기는 유명하다. 양키스타디움에 안치된 그의 동판에는 "빌리보다 경쟁심이 대단한 사람은 없다"라고 쓰여있으며, 빌리는 "나는 양키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중에 최고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 유니폼을 가장 자랑스러워한 사람이다"라고 했다.


베이브 루스
영구결번된 해: 1948
양키스에서의 성적: 15시즌 659홈런 1978타점 타율 .349 출루율 .474 장타율 .690

말이 필요없는 야구계의 아이콘. 1920년에 12만5천불의 금액에 트레이드되어 레드삭스에서 양키스로 건너온 후 바로 54홈런을 날리면서 전설을 써나가게 되었다.


루 게릭
영구결번된 해: 1939
양키스에서의 성적: 17시즌 2721안타 493홈런 1995타점 타율 .340 출루율 .447 장타율 .632

루 게릭의 4번은 양키스에서뿐만 아니라 야구계에서 처음으로 영구결번된 번호이기도 하다. 정교함과 파워를 모두 갖춘 타자로, 루스와 함께 무시무시한 중심타선을 이루면서 맹활약했다. 칼 립켄 주니어가 기록을 경신하기 전까지 최고기록이었던 2130경기 연속출장기록도 갖고 있었고 철마라는 별명을 가질 정도로 근성과 투지가 넘치는 선수였지만, '루 게릭 병'에 걸리면서 안타깝게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말았다. "오늘, 나는 지구상에서 가장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라던 그의 은퇴연설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조 디마지오
영구결번된 해: 1952
양키스에서의 성적: 13시즌 2214안타 타율 .325 출루율 .398 장타율 .579

절대 깨지지 않을 것 같은 기록을 선정하면 늘 언급되는 56경기 연속안타의 주인공. 타석에서뿐만 아니라 훌륭한 중견수였던 그는 마릴린 먼로의 애인으로도 유명하다. 팀을 아홉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세 번의 MVP도 수상했다. 한창 전성기를 보낼 시절 제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했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는 "오늘도 양키스가 이겼을 거다. 양키스에는 그 위대한 조 디마지오가 있으니까"라는 대목이 있을 정도이며, 양키스 덕아웃입구에 있는 "나를 양키스 선수로 만들어준 신께 감사하다"는 디마지오가 한 말이다.


조 토레
영구결번된 해: 2014
양키스에서의 성적: (감독) 12시즌 1942승 1173패 승률 .605, 1996, 1998, 1999, 2000 월드시리즈 우승

포수출신이며 메츠와 브레이브스, 카디널스의 감독을 거쳐 양키스를 맡아 전성기를 이끌게 되었다. 조 토레가 양키스 감독을 맡은 12년간 양키스는 열두번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선수로서도, 감독으로서도 각각 2천승 이상을 기록한 진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다저스 감독을 거쳐 현재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 운영담당 부사장을 맡고 있다.


미키 맨틀
영구결번된 해: 1969
양키스에서의 성적: 18시즌 2415안타 536홈런 타율 .298 출루율 .421 장타율 .557

맨틀은 역대 최고의 스위치히터로 손꼽힌다. 디마지오와 1951년 한 해 같이 뛴 후 1952년부터는 디마지오의 중견수자리를 물려받아 십수년간 좋은 활약을 보였다. 맨틀은 타석에서 무지막지한 파워를 보여줬는데, 1960년 8월 10일 타이거스 상대로 날린 홈런은 196미터의 비거리라고 추정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또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열세개의 끝내기 홈런으로 짐 토미와 함께 역대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빌 디키
영구결번된 해: 1972
양키스에서의 성적: 17시즌 1969안타 202홈런 1209타점 타율 .313 출루율 .382 장타율 .486

베이브 루스나 루 게릭과 같은 시기에 뛰면서 수많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맛보았고, 포수 자리에서 쏠쏠한 타격을 보여줬던 파이팅이 넘치는 선수였다. 수비도 뛰어났는데, 말년에는 요기 베라를 지도했고 등번호까지 물려준 후, 그와 베라의 8번은 1972년에 함께 결번이 된다.

요기 베라
영구결번된 해: 1972
양키스에서의 성적: (선수) 18시즌 2148안타 358홈런 타율 .285 출루율 .348 장타율 .483
(감독) 3시즌 192승 148패 승률 .565

사진은 돈 라슨과 배터리를 이뤄 유일한 월드시리즈 퍼펙트게임을 만들어낸 후 포옹하는 사진이다. 1999년 7월 19일은 이를 기념한 요기 베라 데이였는데, 데이빗 콘은 베라가 지켜보는 앞에서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 베라는 역대 최다인 무려 열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하였으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의 포수중의 한 명으로 꼽힌다. 1973년 메츠에서 감독생활을 하던 시절 "끝날 때까지는 끝난게 아니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결국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하게 된다.


로저 매리스
영구결번된 해: 1984
양키스에서의 성적: 7시즌 203홈런 타율 .260 출루율 .348 장타율 .490

맨틀과 함께 M&M포를 이뤄 팀을 이끌던 매리스는, 1961년 61홈런을 기록하면서 당시 베이브 루스가 갖고 있던 기록을 깨게 되는데,  루스를 사랑하던 홈팬들에게 야유까지 받게 된다. 1960년, 1961년 두 번의 MVP를 받았으며, 홈런도 많이 쳤지만 뛰어난 우익수 수비를 자랑하기도 했다.


필 리주토
영구결번된 해: 1985
양키스에서의 성적: 13시즌 1588안타 149도루 타율 .273 출루율 .351 장타율 .355

디마지오와 마찬가지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번트를 잘 대기로 유명했고 전형적인 똑딱이였지만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던 유격수였으며 1950년에는 .324의 타율과 200안타로 MVP까지 수상했다. 1949년부터 1953년까지 월드시리즈 5연패를 이끄는 등 모두 7개의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갖고 있으며 월드시리즈에서의 각종 수비관련 기록도 갖고 있다. 은퇴후 양키스의 아나운서로도 40여년간 맹활약했으며, 2007년 타계해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서먼 먼슨
영구결번된 해: 1980
양키스에서의 성적: 11시즌 1558안타 타율 .292 출루율 .346 장타율 .410

디키, 베라와 더불어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이다. 통산 도루저지율이 .445에 달하며 3년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리더쉽으로도 유명했는데, 1976년에는 루 게릭의 은퇴 이후 37년간 공석이던 양키스의 캡틴 자리를 맡게 된다. 이 해에 먼슨은 MVP까지 수상했으며 (양키스에서 신인왕과 MVP를 모두 수상한 것은 먼슨이 아직 유일하다) 1977년과 1978년 양키스를 연속우승으로 이끈다. 하지만 1979년, 비행기 착륙연습을 하다가 사고가 나 32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화이티 포드
영구결번된 해: 1974
양키스에서의 성적: 16시즌 236승 106패 45완봉 평균자책점 2.75 ERA+ 133

양키스의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명실상부한 에이스이다. 1961년에는 25승 4패로 사이영상을 수상했는데, 만일 이 시절도 지금처럼 양대리그의 사이영을 각각 줬더라면 몇 번은 더 탔을 것이다. 1955년 ~ 1958년에 4년연속 월드시리즈 1경기 선발등판을 했는데, 이는 포드만이 갖고 있는 기록이다. 포드는 이에 그치지 않고 1961년 ~ 1964년에도 월드시리즈 1차전 선발을 맡았다. 월드시리즈에서 그가 기록한 10승은 아직도 기록이며 (2위 그룹은 7승이고 현역최다는 범가너의 4승) 월드시리즈에서 33.2이닝동안 무실점 기록은 40년이 지나서야 리베라에 의해 깨지게 된다.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호르헤 포사다
영구결번된 해: 2015 (예정)
양키스에서의 성적: 17시즌 1664안타 275홈런 타율 .273 출루율 .374 장타율 .474

지터, 페팃, 리베라와 함께 코어4의 일원으로서 네 번의 우승에 일조했다. 2003년에는 요기 베라 이후 양키스 포수로서는 처음으로 30홈런도 치면서 MVP투표 3위에 올랐고, 2007년에는 .338의 타율을 기록하면서 MVP투표 6위에 오를 정도로 수비보다는 화끈한 방망이로 유명한 선수이다. 스위치히터이고, 장갑을 끼지 않고 타격하는 점도 특이하다.


돈 매팅리
영구결번된 해: 1997
양키스에서의 성적: 14시즌 2153안타 222홈런 타율 .307 출루율 .358 장타율 .471

류현진 선수가 소속된 LA 다저스의 감독으로도 유명한 돈 매팅리는, 데릭 지터 이전의 캡틴이자 카리스마 넘치는 양키스의 명1루수였다. 양키스의 암흑기이던 1980년대 팀을 이끌면서 1985년에는 MVP도 수상했다. 수비도 좋아 골드글러브를 9개나 탔으며, 이대호 선수가 2010년 연속경기 홈런행진을 이어가던중 매팅리가 기록했던 8경기 연속홈런이 잠시 재조명되기도 했다.


엘스턴 하워드
영구결번된 해: 1984
양키스에서의 성적: 13시즌 1471안타 167홈런 타율 .274 출루율 .322 장타율 .427

양키스 최초의 흑인 선수이다. 꾸준히 올스타에 선정되었으며 1963년에는 흑인선수 최초로 MVP를 따낸 선수이기도 하다. 클럽하우스의 리더였으며 뛰어난 성품을 가졌다고 전해진다. 포드처럼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케이시 스텡걸
영구결번된 해: 1970
양키스에서의 성적: (감독) 12시즌 1149승 696패 승률 .623, 1949, 1950, 1951, 1952 ,1953, 1956, 1958 월드시리즈 우승

명예의 전당에도 소속되었고, 역대 최고의 감독으로도 꼽힐 수 있는 감독이다. 플래툰 시스템을 재도입했으며 경기 초반이라도 선발투수를 내리고 대타를 즐겨썼다고 알려져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월드시리즈에서 그 유명한 마제로스키의 끝내기 홈런을 맞고 진 후 여러 비판에 양키스 감독직을 사임하게 되는데,  이후 신생팀인 메츠를 4년 맡았고 메츠에서도 영구결번을 받게 된다.


재키 로빈슨
영구결번된 해:1997

메이저리그에 유색인종의 벽을 허문 너무나 유명한 선수. 그 공로로 모든 구단에 그의 번호인 42번은 영구결번으로 지정되어 있다. 42라는 영화도 있다.


마리아노 리베라
영구결번된 해: 2013
양키스에서의 성적: 19시즌 82승 60패 652세이브 1173삼진 286볼넷 평균자책점 2.21 ERA+ 205
포스트시즌 성적: 16시즌 8승 1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0.70 110삼진 21볼넷 WHIP 0.759

위력적인 커터로 십수년간 양키스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줬던 수호신. 다섯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과 더불어 1999년에는 월드시리즈 MVP, 2003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MVP까지 차지하는 등 포스트시즌에서 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652세이브는 역대 최고기록이다. 1997년 재키 로빈슨의 번호가 전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될 때 당시에 42번을 달고 있던 선수들까지는 계속 달 수 있게 해줬고, 리베라가 마지막으로 42번을 단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었다. 작년부터는 아메리칸리그 구원투수상 이름이 마리아노 리베라 구원투수상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레지 잭슨
영구결번된 해: 1993
양키스에서의 성적: 5시즌 144홈런 타율 .281 출루율 .371 장타율 .526

10월의 사나이로 유명한 레지 잭슨. 양키스에서는 단 5년을 뛰었지만 1977년과 1978년 월드시리즈우승을 차지하면서 특히 1977년에는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하면서 가을사나이의 이름을 얻었다. 삼진도 많고 타율도 높지 못했지만, 홈런도 많고 특히 큰 경기에 강해 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FA로 양키스에 왔지만 자존감이 높아 팀원들, 감독, 게다가 구단주와도 사이가 좋지 못했다. 양키스를 떠난 다음에는 에인절스에 가서 500홈런도 친 후 오클랜드로 돌아가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원래는 오클랜드 소속으로 명예의 전당에도 들어가려고 했지만, 결국 양키스 모자를 쓰고 입성했다.


앤디 페팃
영구결번된 해: 2015 (예정)
양키스에서의 성적: 15시즌 219승 127패 24완투 2020삼진 평균자책점 3.94

페팃은 코어4의 일원으로서 오랜기간 양키스의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했다. 견제동작이 매우 뛰어나며 큰 경기에도 강해 19승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승도 기록하고 있다. 2002년 부상치료를 목적으로 팔꿈치에 HGH 주사를 2~4차례 맞은 적이 있다고 시인했다.


론 기드리
영구결번된 해: 2003
양키스에서의 성적: 14시즌 170승 91패 26완봉 1778삼진 평균자책점 3.29

포드와 더불어 양키스가 자신있게 내세울만한 투수. 세 번이나 20승 고지를 밟았고 특히 1978년에는 25승 3패, 삼진 248개 (양키스 프랜차이즈 기록) 9완봉 (기록) ERA+ 208로 사이영상도 수상했다. 이 때 세운 1.743의 평균자책점은 22년후 페드로 마르티네즈가 1.74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기 전까지 최저기록이었다. 투수로는 드물게 양키스의 캡틴 자리를 수행했으며 2006년 ~ 2007년에는 양키스의 투수코치를 하기도 했다.


버니 윌리엄스
영구결번된 해: 2015 (예정)
양키스에서의 성적: 16시즌 2336안타 287홈런 1257타점 타율 .297 출루율 .381 장타율 .477

스위치히터이며 빼어난 교타자로 1998년에는 수위타자에도 올랐고 통산타율도 3할에 육박한다. 그는 중견수로도 안정감있는 수비를 보여준 견실한 선수였다. 현재는 재즈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떤 설문조사에서는 양키스가 너무 많은 등번호를 영구결번시킨다는 대답이 2/3를 차지하기도 했는데, 선수면면을 살펴보니 영구결번을 받을만한 사람이 받았다는 생각도 든다. 위 선수들이 MVP를 수상한 횟수는 포스트시즌을 포함해 24번, 올스타는 무려 139번(!) 선정되었으며, 월드시리즈 반지는 마틴, 토레, 스텡걸의 감독시절까지 포함하면 102개(!!)에 달한다. 앞으로는 데릭 지터를 제외하면 당분간 영구결번될 선수가 안 보이니, 너무 많은 영구결번으로 달 번호가 모자라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잠시 접어놓아도 괜찮을 것 같다.

리베라, 토레, 윌리엄스, 포사다, 페팃, 그리고 지터까지. 90년대 중후반부터 양키스를 좋아하게 된 팬으로써, 몇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도 좋았지만 이런 레전드들이 뛰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다는 것이 더 큰 영광이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흘러 양키스타디움에 20번, 6번, 51번, 20번, 46번, 그리고 2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보일때마다, 이들에게 품고 있는 감사한 마음이 새록새록 떠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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